언론이 본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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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시론] '막장 달인'들이 지배하는 사회 - 권명아 국어국문학과 교수
2014.12.23 조회수 191
[부산일보/시론] '막장 달인'들이 지배하는 사회- 권명아 국어국문학과 교수 권명아국어국문학과 교수태풍이 불면 바다 심연에 있던 것들이 기슭으로 올라온다. 태풍이 지난 후 백사장을 가득 채운 쓰레기 더미는 충격적이었다. '저 바다 깊은 곳에 이런 쓰레기가 가득했었구나.' 그 쓰레기들은 항상 바다 저 멀리 심연에 있었을 터이지만, 사람들이 사는 기슭으로 올라오기 전에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었다. 2014년 한국 사회에는 일 년 내내 태풍이 불고 있는 모양이다. 매일매일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무수한 쓰레기가 '한국 사회'의 기슭으로 올라온다. 이제 한국 사회가 바닥을 보인다는 말도 너무 자주 듣고 말해서 물려 버렸다.심연의 유령들, 고딕 판타지의 시작그런데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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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인문학 칼럼] 보수동 책방골목의 가치 - 이국환 문예창작학과 교수
2014.12.19 조회수 1550
[국제신문/인문학 칼럼] 보수동 책방골목의 가치- 이국환 문예창작학과 교수 한국전쟁 이후 탄생…당시 지식 유통 담당인터넷 서점으로 위기…유럽의 독서 마을처럼 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이국환문예창작학과 교수프랑스 아비뇽 거리를 걷다 보면 어김없이 책방골목을 만난다. 길과 길이 만나듯 골목은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고 줄지어 나타나는 책방들이 미로 같은 골목에 가득하다. 아비뇽 유수로 세계사를 배울 때마다 등장하는 작은 도시에 이토록 많은 책방이 살아남은 것이 신기하다. 여름이면 아비뇽 연극제가 열리고, 이 축제를 위해 세계의 관광객들이 아비뇽을 찾는다. 문화 축제 하나가 도시를 바꾸고 문화의 힘은 도시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영국의 헤이온와이는 주민 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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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스포츠 에세이] 운동이 뇌를 살린다 - 우진희 체육학과 교수
2014.12.19 조회수 1285
[국제신문/스포츠 에세이] 운동이 뇌를 살린다- 우진희 체육학과 교수 우진희체육학과 교수유대인 교육의 바탕이 되는 '탈무드'를 보면 아이들이 아침밥을 걸러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그 옛날 유대인들이 뇌의 영양 공급을 위해 포도당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리 만무하지만, 아마도 잠자는 동안 배 고파진 뇌의 활동을 위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경험으로 터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성인의 경우 뇌 무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총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 이는 인체의 모든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시간 신경을 집중할 경우 힘든 신체활동이 없는데도 우리는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되는데, 그만큼 많은 양의 두뇌 에너지를 모두 써버렸기 때문이다.몸속에 저장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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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세상읽기] 크리스마스와 복싱 데이 - 황기식 (비서실장/국제전문대학원 교수)
2014.12.19 조회수 1348
[국제신문/세상읽기] 크리스마스와 복싱 데이- 황기식 (비서실장/국제전문대학원 교수) 황기식비서실장/국제전문대학원 교수2014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벌써 기울어 간다. 연말, 세밑, 송년 등의 말들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무게감과 고유의 느낌이 있다. 한 해를 다 보낸 아쉬움과 함께 열두 달을 잘 지내온 데 대한 안도 등 별별 감정들이 교차하는 것이다. 이즈음은 직장 지인 동창 친지 등 각자의 사회 활동만큼의 반경에서 각종 모임으로 분주한 때이기도 하다. 다들 만나 보고 싶고, 챙기고 싶은 마음이나 송년회가 너무 연거푸 발생하여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이맘때가 되면 필자가 가족들과 조용히 연말을 지낼 수 있었던 영국 유학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봄 여름 가을 구름이 낀 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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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오피니언] 공존이라는 모험 - 허 정 동아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2014.12.19 조회수 1562
[부산일보/오피니언] 공존이라는 모험- 허 정 동아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허정 국어국문학과 교수얼마 전에 받은 '공존이라는 모험'(도서출판소요)을 펼쳐본다. 부산의 문화단체 백년어서원에서 펴낸 이 책에는 필자가 근무하는 학과 학생 5명이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세월호, 송전탑, 비정규직 등과 같은 한국사회의 현안 문제를 자신들의 체험과 결부시켜 사유하면서 공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타인의 고통을 자신과 무관한 남의 일로 분리시키지 않고, 거기서 자신과의 공통성을 찾으려 하고 있으며, 연민과 동정을 넘어 이를 자신의 아픔으로 끌어안으려는 공감의 사유를 펼치고 있다.백년어서원은 필자가 근무하는 학과에서 학생들을 인턴으로 파견하고 있는 사업장의 한 곳이다. 학과 학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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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매일/오피니언]‘새로운 모습’ 기대되는 울산지방법원 -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
2014.12.16 조회수 1490
[울산매일/오피니언]‘새로운 모습’ 기대되는 울산지방법원-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 박상흠 법무·감사실 팀장산자락 밑에 새롭게 준공된 울산지방법원의 자태는 고풍스러움과 아늑함을 함께 뽐내고 있다. 구청사에서 연일 치열한 공방이 오고가던 법정의 풍경은 이제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새롭게 단장한 신청사에서 당사자들의 뜨거운 권리항변으로 달구어질 것이다. 필자는 재판 진행을 위해 경사 높은 울산지방법원의 오르막길을 오가는 노정에서 가끔 세 인물을 떠올리곤 한다. 페르마, 솔로몬,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포샤. 그들의 모습은 세 조각이 되어 내 가슴속에 아로 새겨져 있다.페르마의 수학적 재능은 후대에도 널리 전승되어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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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시론]올림픽 때문에 국민 허리가 휘어서야 - 정희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
2014.12.15 조회수 1593
[동아일보/시론]올림픽 때문에 국민 허리가 휘어서야- 정희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 정희준스포츠과학대학 교수요즘 올림픽을 준비하는 나라들은 경기장 건설을 줄이고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악착같이 협상해 뜻을 관철시키고 있다. 그런데 평창 준비위원회 측은 안 지어도 되는 건물까지 짓겠다고 하질 않나, 500년 넘게 보존해온 희귀수림을 단 사흘 행사를 위해 파헤쳐 스키장을 짓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IOC의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이달 8일 IOC가 ‘어젠다 2020’을 발표하면서 복수의 도시와 국가가 올림픽을 분산 개최하는 것을 허락하고 그 적용을 평창 측에 제안했다. 그러자 평창 측은 제안을 받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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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감성터치] 어떤 공부의 기록 - 전성욱 국어국문학과 교수
2014.12.15 조회수 1306
[국제신문/감성터치] 어떤 공부의 기록- 전성욱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성욱국어국문학과 교수이사를 하면서 좀 많은 책을 손수 옮기고 정리해야 했다. 저 책들의 무게만큼 내 정신도 깊어졌으면 좋으련만, 공부란 독서의 그 분량만큼 그렇게 쉬이 진전하지 않는다. 공부란 쿵푸(工夫)라지만 내 공부는 언제나 책상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몸을 학대하기가 일쑤였다. 이사를 끝내고 나는 기어코 몸살을 앓아야 했고, 드디어 허리에 탈이 나고 말았다. 별로 움직이지 않았던 몸을 갑작스레 놀려댄 대가는 혹독했다. 일어서고 앉기는 물론 거동을 하기가 어려웠고, 작은 기침만 해도 허리가 끊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며칠을 참으면 나아지리란 믿음을 갖고 참아보았지만, 조금도 나아지지가 않아서 결국은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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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규 교수의 바이블 생명학] 북한 주민을 위한 만찬 - 김덕규 의과대학 의학과 내과학교실 교수
2014.12.15 조회수 1164
[김덕규 교수의 바이블 생명학] 북한 주민을 위한 만찬- 김덕규 의과대학 의학과 내과학교실 교수 김덕규의과대학 의학과내과학교실 교수그곳은 먹을 것이 핍절된 곳이다. 해마다 가뭄이요 홍수다. 배급이 끊어진 지 이미 오래돼 주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먹을거리를 해결해야 했다.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하여 국경을 넘는다.어떤 이들은 강을 건너다 군인들에게 발각되어 총에 맞아 죽기도 한다. 설혹 국경을 넘는 것이 성공한다고 해도 남의 나라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돈을 벌기 위해 당해야 할 그 수모와 치욕은 또 얼마나 가혹한가. 인신매매 당하거나 죽도록 일해주고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난다면 식량 구하러 간 엄마와 누나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아이들은 결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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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경제신문] 의학은 자연과학인가? - 유영현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2014.12.08 조회수 1255
[리더스경제신문] 의학은 자연과학인가?- 유영현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유영현의과대학 의학과해부학교실 교수흔히 좁은 의미의 의학은 건강과 질병과 관련된 자연과학으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의학은 건강과 질병에 대한 사회적 틀 모두를 포함한다. 의료에 대한 제반 사회체계가 의학에 포함되며 의료 행위와 관련된 모든 도덕적 윤리적 법적 규범도 의학에 포함된다. 의학에 대한 역사 지리적 고찰 역시 의학의 영역이다. 따라서 의학은 건강과 질병에 관한 자연과학이자 인문사회과학이다.그러나 의학을 건강과 질병에 대한 학문으로 좁게 정의한다고 하여도 의학이 진정 자연과학일까? 의학 내부에서는 이에 대하여 오랜 논쟁을 거쳤다. 이는 의학 본질에 대한 논의이고 철학적 논점이다.의학사가들은 히포...